[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도 그 품에 안기면 지혜와 이치를 깨닫는다고 해서 이름 붙은 지리산(智異山). 그래서인지 다른 산보다 유난히 지리산을 사랑하고 평생 지리산의 품을 떠나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 중 한 사람인 산꾼 유지용 씨. 그가 보내는 겨울 지리산은 그야말로 자연의 선물상자.
나무에는 산삼보다 귀한 왕구름 버섯이 자라고 바위에는 50년 동안 자란 석이버섯이 있다. 하지만, 웬만한 내공이 없이는 이런 귀한 선물이 눈에 띄지 않으니 그 누구보다 지리산을 사랑하는 유지용 씨와 함께 눈 덮인 한겨울에서부터 봄이 오는 길목까지 지금까지 드러내지 않았던 지리산의 깊은 속살을 만나본다.
고층건물 높이의 나무를 장비도 없이 날다람쥐처럼 날아다니는 유지용 씨.
제작진에 따르면 죽은 듯 고요한 겨울 지리산에서 지용 씨는 날쌘 솜씨로 나무를 타며 겨우살이며 상황버섯을 채취하며 산다. 하루도 빼놓지 산을 오르던 어느 날. 지용씨도 4년 만에 처음 보는 대박을 터뜨렸으니 산삼보다 귀하다는 ‘왕구름 버섯’을 만난 것!
다음 날은 산짐승도 각자의 보금자리에서 몸을 사리기 바쁜 눈 내리는 날. 하지만, 지용 씨는 지인들과 함께 또 다시 산을 오르니 이렇게 눈 오는 날이야말로 귀한 석이버섯을 따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1년에 3mm 밖에 자라지 않는데다 험한 바위를 타야만 딸 수 있는 석이버섯. 지용 씨 일행은 그야말로 운 좋게 아이 손바닥만한 4,50년은 족히 자란 석이버섯이 빼곡히 달려있는 대박 바위를 발견했는데!! 과연 이들은 석이버섯 채취에 성공했을까?
800종의 식물과 400종의 동물이 살아 숨 쉬는 지리산! 그 흔한 편의점도 없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천연의 식재료로 만든 훌륭한 자연 밥상을 차릴 수 있다. 평생 산을 오르다보니 간단한 양념을 가지고 다니다가 즉석에서 밥상을 차리는데 익숙해진 지용 씨. 아무 것도 없을 듯한 겨울산에서도 지용 씨는 용케 생명의 싹을 발견해 낸다.
해발 18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자란다는 향 짙은 산파와 은은한 겨울 당귀순으로 조물조물 나물을 무치고 개울가 바위 밑에서 동면을 취하던 가재들을 잡아 가재 된장찌개를 끓이니 이렇게 바로 신선이 부럽지 않은 귀한 겨울 지리산 밥상.
계곡물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 겨울잠 자던 물고기를 깨워 고추장 생선구이를 만들어 내니,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특별한 먹거리를 만나본다.
한편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지리산에도 봄이 찾아왔다. 유지용 씨의 앞 마당에도 봄의 기운이 가득한데.. 이 무렵이면 금난화, 동자꽃, 할미꽃 등 지용 씨가 심은 650종의 야생화가 태동할 준비를 시작한다. 이렇게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는 봄이 가까워지면 지리산 사람들은 발걸음은 더욱 바빠진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뼈에 이롭다고 알려진 고로쇠 수액 채취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가 대목. 이른 봄철, 지리산에서 얻는 고로쇠 수액은 지리산에 사는 지용 씨에게 가장 먼저 찾아오는 수입원 중 하나다.
사방은 아직 눈으로 덮여 있지만 봄기운을 느껴 이른 고개를 내민 동자꽃이며 생강나무 꽃, 기운 찬 소리를 내뿜은 깊은 계곡 물소리까지. 지리산 사람들이 맞는 봄의 기운을 어떤 모습일까?
MBC 다큐스페셜-지리산에 살다 편은 오는 3월 24일(월) 밤 11시 15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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