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문명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도구는 불에 쇠를 달궈 두드리는 대장장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기계가 생겨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힘든 데다 돈벌이도 안 된다는 편견으로 대장장이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도 없어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지만, 아직도 전국 곳곳, 망치 소리가 끊이지 않는 대장간이 있다. 대장장이가 돈 잘 버는 기술직으로 인정받던 시대에 일을 배운 이들은 대부분이 고령층이고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사람이 직접 쇠를 뽑고 두들겨 만들어야 했지만, 요새는 세월이 좋아져 그 자리를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뜨거운 화덕 앞에서 쇳덩이를 달구고, 기계 소음과 진동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작업하는 것은 여전히 대장장이의 몫이다.
[사진제공=EBS]
'극한직업은' 건축 공구부터 가정에서 쓰는 식칼까지 365일 생활 곳곳 적재적소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대장장이의 온종일 쇳덩이와 고군분투하는 작업 현장을 공개한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대장간에서는 온종일 망치질 소리로 요란하다. 3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대장간의 맥을 이어가는 사람은 단 세 명. 요즘에는 대장간을 찾아보기 힘든데 힘들고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우려는 사람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호미, 작두, 건축 공구 등 쇳덩어리 하나로 이들이 만드는 도구는 수백 가지 이상이다. 손님이 원하는 모양, 재질, 크기대로 척척 만들 수 있어 그 종류를 몇 가지로 규정지을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공장에서 찍어내는 도구가 아닌 주문 제작 도구가 필요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아 대장장이는 늘 쉴 틈 없이 바쁘다. 사방으로 날리는 쇳가루와 매캐한 연기에 열악한 작업 환경이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구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이들에게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식칼의 본 고장이라 불리는 남원, 이곳에서는 경력 50년의 칼 전문 대장장이와 그의 아내가 함께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집에서 쓰는 부엌칼부터 전문 요리사가 쓰는 회칼까지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최고 품질이라 서울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날카로움이 생명인 칼 작업을 할 때는 매 과정마다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쇠의 파편이 얼굴에 튀거나 칼 가는 기계에 손 베이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칼은 특히, 날이 얇고 정교해야만 그 가치를 발하는데 날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물 열처리’ 과정도 필수다. 이렇듯 아슬아슬한 작업의 연속이지만 다친 상처를 치료할 틈 없이 작업은 계속된다.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며 대장간을 떠나간 사람도 많지만 좋은 칼 하나를 만들기 위해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킨 이들의 삶의 현장을 '극한직업'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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