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Jul-30
인간극장,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화성에서 온 모차르트”2011.07.30 11:06:27
[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내 마음은 남보다 조금 늦게 자라나요.” 열다섯, 김남걸. 대한민국 보통의 중학생이지만 자폐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년이다. 어느 아침, 등교 준비를 끝마친 남걸(15). 악상이 떠올랐는지 피아노 앞으로 다가가 근사하게 '새벽곡'을 연주한다.
인간극장,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화성에서 온 모차르트” 자료제공=KBS
하지만 건반 위에 손가락이 멈추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소년으로 돌아가는 남걸.
독특한 억양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수업 중에 갑자기 웃거나 뛰는 돌발 행동을 한다.
여섯 살 무렵 발견한 이 장애는 자폐의 일종으로 정상적인 지능은 가지고 있지만 타인과 정서적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남걸이는 ‘한구둠’이란 상상의 나라를 만들어 해독하기 어려운 자신만의 언어를 사용하는가 하면 숫자 3, 7, 10에 계속 집착하며 한번 관심이 생긴 것들에 쉽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남걸의 장애를 화성인의 지구 적응기라고 말하는 가족들. 절대적 이해와 애정으로 응원하는 그들이 있기에 남걸의 지구 여행은 결코 외롭지 않다.
견고히 닫힌 남걸이의 비밀스런 세계가 무장해제 되는 순간은 바로 음악이 있는 시간.
하늘이 맑게 갠 날이면, 기분이 꿀처럼 달콤해진 남걸이는 직접 작곡한 ‘맑은 날’을 춤추듯 연주하는데...
타고난 절대음감의 소유자 남걸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 받은 여섯 살 무렵 처음 듣는 피아노 연주를 단번에 따라 치게 되면서 그 숨은 능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꼬마 모차르트의 탄생이라는 극찬까지 들으며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선보였던 남걸이!
잠자리 날갯짓 소리까지 들린다는 예민한 청각으로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으로 해석하고 그날의 기분을 즉석에서 작곡, 연주하는데…!!
영재학교로 작곡수업을 받으러 다닐 만큼 잠재된 재능과 미래를 갖춘 상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춘기를 맞이한 남걸이에겐 음악도, 피아노도 모두 뒷전인 상태!!
굵게 변한 목소리는 속상하기만 하고, 왜 자꾸 미운 마음들이 자라나는 것인지…머리 주변을 두둥실 맴도는 걱정과 고민들로 남걸이의 기분은 하루에도 몇 번씩 우당탕탕 피아노가 된다.
자료제공=KBS
남걸의, 남걸에 의한, 남걸을 위한! 지난 십여 년 동안 세상의 모든 중심이 남걸이었던 가족들.
엄마 유경(45) 씨는 수다 친구, 아빠 경훈(47) 씨는 놀이 친구, 누나 성은(17)은 든든 친구가 되어 묵묵히 남걸이 곁을 지켜왔다.
'조금 특별한 아이'로 태어나, 가족에게 하나의 절망과 하나의 희망을 안겨주었던 남걸이. 아직도 남걸이의 세상은 너~무 어려운 숙제 같지만 십오 년 쌓은 환상의 호흡으로 오늘도 남걸이를 만나기 위해 남걸의 나라 입구를 똑똑 두드리는 가족들인데…
특히 여름 방학을 맞아 그동안 벼르고 있던 남걸이의 홀로서기를 준비하려는 엄마의 각오가 남다르다.
그리하여 남걸 앞에 놓인 그 첫 번째 관문!!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을 품고, 남걸이의 도전이 시작된다.
꿈 많은 열다섯답게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남걸이. 그 중 가장 으뜸인 꿈은 역시나 아름다운 곡을 들려주는 작곡가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예술의 전당으로 작곡 수업을 받으러 가는 매주 금요일은 하늘을 날만큼 아주 기분이 좋은 날!
그러나 장애를 가진 남걸이는 수업에 열중하가다도 금세 집중력을 잃고 딴 짓하기가 일쑤다.
게다가 언제부턴가 평행선을 긋듯, 정체기에 접어든 남걸의 음악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가로 자라나길 위해서는 성장의 도약이 반드시 필요한데...남걸이를 원석에서 빛나는 보석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특급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엄마, 아빠~
즐겁게, 춤을 추듯, 노래하듯이 남걸이의 희망 행진곡이 세상을 향해 천천히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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