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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May-19

극한직업, 생활 한지 제작

2015.05.19 13:34:17


[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백 번의 손이 닿아야 탄생하는 한지. 보존성이 뛰어난 한지는 보온성과 통기성이 좋아 우리 생활 곳곳에 쓰인다. 한지 벽지와 장판은 한지 특유의 포근함을 더해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질 좋은 한지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여 뜨기 때문에 일반 종이를 만드는 과정보다 까다롭다. 값이 저렴한 양지가 보급되면서 한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 연구 끝에 한지 역시 기계를 이용해 대량생산을 하는 데 성공했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기능성 한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나온 한지는 벽지로 쓰이기도 하고 합지 작업을 한 뒤 옻칠로 마무리를 하면 장판으로 탈바꿈된다. 한지 장판의 경우 특히 사람의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제작 기간이 약 한 달이 걸린다. 정성으로 만든 벽지와 장판이기 때문에 시공 작업 또한 쉽지 않다. 친환경 소재인 만큼 접착제가 아닌 풀로 이용하여 한 장 한 장 정교한 작업이 이루어진다. 고달픈 일상이지만 한지의 맥을 잇는 자부심, 세상에서 가장 귀한 한지를 만드는 이들을 만나본다.

완주에 있는 한지 공장. 이곳에서는 기계를 이용해 한지를 생산한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한 양지 보급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한지는 밀려날 위기에 처했었다.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고자 한지 제조에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약 15년 전부터 한지 역시 기계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수작업으로 한다면 사람 5, 60명이 해야 할 양을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기계 한지가 생겼지만 여전히 수제 한지를 찾는 이들이 있다. 수제 한지는 전용 도구 ‘발’을 좌우로 기울여서 종이의 표면을 형성시키는 작업을 하는데 숙련공의 오랜 기술이 필요하다. 앞 물로 떠서 위로 흘려버리고 옆 물을 떠서 반대쪽으로 흘려버리는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한다. 이렇게 형성된 닥섬유의 표면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서로 얽혀 더 질기고 강한 종이를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좋은 종이 한 장을 뜨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곳에서 생산한 한지는 주로 벽지나 장판으로 가공돼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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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장판은 종이를 뽑아낸 이후 후가공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먼저 ‘합지’ 과정을 거치는데 ‘합지’는 얇은 종이를 여러 번 붙여 두껍고 빳빳한 종이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이른 새벽부터 시작해도 하루에 500여 장밖에 작업이 되지 않는다. 합지 작업을 거친 종이는 햇빛 아래 자연 건조를 시킨 다음 기름을 먹인다. 마지막으로 옻칠을 하는데 옻은 작업자의 미세한 감각으로 칠하기 때문에 하루에 나오는 양은 30여개 뿐이다. 한지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있어야만 만들어지는 것이다. 최근 새집증후군이나 아토피와 같은 환경질환이 많아지면서 한지 벽지나 장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런데 한지 벽지와 장판은 시공 역시 쉽지 않다. 한지는 특성상 당기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기존에 도배지와 접착제, 시멘트 돌멩이를 제거하고 초배지를 발라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이루어진다. 친환경 제품으로 쓰이는 만큼 접착제를 바르지 않고 친환경 풀로 붙인다. 한지 장판 역시 낱장씩 따로 붙여야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쭈그려 앉아서 작업해야 하며 한지의 까다로운 점 때문에 경력자가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시공된 한지 벽지와 장판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

우리 곳곳에 쓰이는 한지. 질 좋은 한지를 만들기 위해 늘 노력하는 사람들. 몸은 점점 굳어가지만 한지의 맥을 잇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소개한다.[사진제공=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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