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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경북 영천시의 고경초등학교. 전교생을 통 털어 50명이 채 안 되는 이 작은 학교는 지난해 심각한 위기에 맞닥뜨렸다. 2011학년도 취학가능 아동수가 4명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폐교로 향하는 최악의 지름길인 ‘2개 학년 통합’이라는 치명적인 사태를 피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고민 끝에 기가 막힌 대안을 찾아냈다. 바로 졸업장이 없는 어르신들의 입학! 애가 타는 학교의 간절한 부름에 가까운 마을의 할머니 세 명이 선뜻 응해왔으니, 나름의 사연으로 평생 문맹 신세를 면치 못했던 정화자(71), 정갑수(67), 이명자(56)씨다.

 

‘휴먼다큐 그날’ 할머니 삼총사, 초등학생 되는 날 자료제공=MBC 

 

이 사건으로 인해 고경초등학교는 ‘신입생 7명 중 3명이 할머니’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고 세 할머니는 얼떨결에 영천시의 스타가 됐지만, 학교는 그저 학생을 더 많이 가르치고 싶었고,할머니들은 눈물나게 배우고 싶었을 뿐이다. 천우신조로 만나게 된 고경초등학교와 할머니 삼총사의 기발하고도 흥미로운 인연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전사리에 사는 정화자(71세) 할머니는 혼자서 은행에 가는 것이 부끄럽다.ㅜ 지급청구서 작성에 필요한 간단한 몇 글자를 제대로 쓰지 못해 매번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해야 하기 때문이다. TV를 볼 때마다 자막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무슨 내용인지 속 시원히 이해할 수도 없다. 썩은 감자를 씻어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을 만큼 가난했던 시절 학교생활이란 꿈에 불과했고, 책보를 곱게 싸들고 교문을 드나드는 또래들을 볼 때마다 부러워서 눈물이 났다. 작년 고경초등학교로부터 부름이 왔을 때 한시의 망설임도 없이 먼저 손을 들었다.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위해서, 할머니는 지금 키우고 있는 정든 소마저 팔아버릴 작정이다.

 

“많이 답답하지요. 다른 거 부러운 거 없어요. 한글 받침 쓰는 걸 보면 나는 언제 저렇게 한번 해보고 죽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정화자 할머니

 

옆 마을 동도리에 사는 정갑수(67세) 할머니는 집안의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소’가 학교로 가는 발목을 잡았다. ‘여자가 학교가면 소는 누가 키우나’ 요즘은 장난처럼 쓰이는 그 말이 실제로 평생 문맹으로 남는 족쇄가 되어버린 비운의 할머니. 교회에 갈 때마다 글씨 빼곡한 성경책을 들고 남몰래 씨름해야 했던 답답함을 이제 그만 털어버리고 싶다. 남들 다 갖고 있는 ‘졸업장’이란 것이 너무 탐나서, 6년 전 보건소에 3개월 다니고 받은 ‘건강생활실천교실’ 졸업장을 아직도 서랍 깊숙이 고이 간직하고 있다.

 

“어릴 때 아버지가 학교 안 보내줘서 머릿방에 가서 막 울었다니까. 학교 넣어달라고. 그런데 아버지가 너 학교가면 소 못 먹인다면서..그래서 학교를 못 갔다니까.” - 정갑수 할머니

 

삼총사 중 막내인 이명자(56세, 전사리) 할머니는 몸이 아파서 두 번이나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초등학교 졸업장 하나 가슴에 품는 일이 왜 그리 어려웠는지... 비록 3학년 중퇴지만, 세 명 중 유일하게 학교 문턱을 넘어보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나마 언니들의 부러움을 산다. 젊어서 잠시 직장에 다니던 시절에는 초등학교 중퇴가 부끄러워 중학교를 졸업했다고 속여본 적도 있다.

아직은 젊은 나이(?), 학업보다는 생계가 우선이지 않을까 여전히 고민이지만, 평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인 것 같아 과감히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무뚝뚝한 남편이 반대할까봐 무서워서 아직 제대로 말도 꺼내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2월의 막바지. 할머니들이 길을 나섰다. 마음에 드는 가방을 사고, 발에 꼭 맞는 하얀 실내화까지 장만하니, 할머니들 힘내라며 각종 학용품까지 선물로 준다. 올망졸망 가방을 매고 분식점 떡볶이를 먹고 있으니 주위의 시선이 온통 삼총사에게 집중되고, 진짜 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새삼 감격스러워 눈물이 솟는다. 처음에는 놀라고 당황하던 가족과 이웃들도 이제는 목청껏 응원하며 6년 후의 무사졸업을 기원해 주고 있다. 그런데 입학을 불과 며칠 앞둔 어느 날, 막내 이명자씨에게 문제가 생겼다. 아내의 늦은 입학이 남세스럽긴 하지만 배우는 것만은 반대하지 않는다던 남편이, 밤늦게 술을 먹고 와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남편이) 하도 니 마음대로 하니 어떻니 별 소리를 다 하니까...책가방을 사놓으니 눈물 나려고 하고, 내가 왜 이런 소리 들어야하나 싶더라구요. 나는 배우고 싶은데, 배우라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그런 소리를 하는지 눈물이 저절로 흘렀어요. 엄마 돌아가실 적 보다 더...” - 이명자 할머니

 

말다툼 끝에 상처받은 이명자 할머니는 급기야 새로 산 가방을 반납하기에 이르고, 나머지 할머니들과 학교 측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게다가 두 할머니도 슬슬 입학 후의 일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남들에게 다 알려 버렸으니 이제는 물러서지도 못하는 상황. 늙어 굳어진 머리로 말랑말랑한 아이들 머리를 따라갈 수 있을까? 학교와 선생, 다른 학생들에게 폐가 되는 것은 아닐까? 공연히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을까? 학교에 가고 나면 집에 혼자 남을 소는, 그리고 농사일은 어떻게 해야 하나?

 

2011년 3월 1일, 입학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적막한 밤. 할머니들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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