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공군 최고의 조종사를 일컫는 ‘올해의 탑건(Top Gun)'에 제11전투비행단 122전투비행대대 소속 신건우 소령(38세, 공사 45기, 주기종 F-15K)이 선발됐다.

탑건은 보라매공중사격대회 결과를 포함해 지난 1년간 모든 임무수행 분야를 아울러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조종사를 일컫는 명칭으로 ‘조종사 중의 조종사’, ‘창공의 MVP'를 의미한다.

2011년 최우수 조종사 ‘탑건(Top Gun)’으로 선발 된 신건우 소령

공군은 지난 1979년부터 탑건을 선발해 왔으며, 지난 1년 동안의 비행훈련, 비행경력, 작전참가, 사격능력, 비행안전 기여도, 전문지식 수준, 창의력, 체력 등 조종사에게 요구되는 10가지 필수요소에서 최고수준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올해 탑건으로 선발된 신 소령은 이 10가지 필수요소 평가에서 1,000점 만점에 861.2점을 참가자 중 최고 득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보라매 공중사격대회 사격결과를 반영하는 ‘사격능력 평가’ 분야에서 140점 만점에 138.6점(1000점 만점 기준 990점)을 받아 ‘2011 보라매 공중사격대회’ F-15K 기종별 사격 최우수 조종사로 선발되는 영예를 동시에 안았다. 신 소령이 기록한 보라매 공중사격대회 사격 점수는 역대 최고점이다.

신 소령은 경기도 부천 출신으로 1997년 공사 45기로 임관, F-4D 전투기를 조종하다 2007년부터 F-15K로 기종을 전환해 현재 122전투비행대대 1편대장으로 근무 중이다.

주기종 F-15K 1,080여시간을 포함하여 총 2,400여 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조종사인 신 소령은 2005년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F-4D 사격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해 참모총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 소령은 비행단 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원칙주의자’다. 완벽한 비행과 임무수행을 위해 전술교범과 규정에 입각하여 기본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편대장으로서 자신을 따르는 요기 조종사들의 생존을 보장하고, 동시에 이들을 리드하여 공대공, 공대지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 소령은 “공중에서는 절대로 내 자신의 판단을 믿어서는 안 된다. 나를 포함한 편대원이 모두 살아남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비행과 전술임무의 모든 노하우가 담긴 교범을 철저하게 따라야 하며, 이는 작전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결국 올해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신 소령이 이끄는 F-15K 편대는 가상의 적기인 미그-29 편대를 격추하고, JDAM, GBU-24 등 정밀유도무기로 지상의 적 핵심시설을 완벽하게 타격하여 그의 비행철학과 노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명예로운 탑건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신 소령은 비행임무에서는 완벽하고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동료들과 선ㆍ후배들에게는 온화하고 겸손한 자세로 항상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주위의 신망이 두텁다. 또한 ‘기본과 원칙부터’라는 좌우명 아래 군 생활 중 늘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는 가운데 비행임무 이외에는 항상 전술교범과 비행 데이터를 보면서 연구하는 모습으로 후배 조종사들에게는 배울 점이 많은 선배로 유명하다.

신 소령이 속한 122비행대대장 손석락 중령(43세, 공사 40기)은 “신 소령은 어떤 임무를 맡겨도 기대 이상으로 완수해내는 믿음직한 조종사”라며, “바른 생활 자세와 투철한 책임감으로 모든 조종사들에게 귀감이 되는 신 소령이 있어서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솔선수범하는 대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극찬했다.

후배이자 같은 대대원으로서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경배 소령(34세, 공사 49기)은 신소령에 대해 “후배 조종사들에게 교범에 입각한 비행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늘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높이 평했다.

신 소령은 “제가 잘해서 탑건이 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조국 영공수호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공군의 모든 조종사와 지원요원들을 대표해서 선발된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F-15K 편대장으로서 적의 도발을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도록 전기전술 연마와 비행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1 보라매 공중사격대회 및 우수조종사 시상식」은 12월 6일(화) 11시 30분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거행되며, 대통령 표창을 수상할 예정이다.

‘2011 탑건(Top Gun)’ 신건우 소령 8문 8답

Q.전투조종사가 되고 싶다는 꿈은 언제부터 키우게 됐나?
A.거창한 이야기는 아니다. 고등학교 때 영화 ‘탑건’을 보게 되었는데 주연배우인 톰크루즈가 활주로 주변을 오토바이로 달리는 장면을 보고 전투조종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항공점퍼를 입고 소리를 지르며 신나게 활주로를 질주하고 싶었다.

Q.조종사가 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A.당연히 현재의 주기종인 F-15K로의 전환훈련, 작전가능 훈련 기간이다.
  F-4D 팬텀과는 전술적인 개념과 임무가 완전히 달랐고, 항공기에 있는 각종 전자장비를 숙달하는데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것 밖에 안되나? 나의 한계인가?”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많이 했고, 나 자신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치열하게 공부하고 훈련하면 답은 나온다. 결국 극복했다.

Q.탑건이 되었다면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 났다는 얘긴데 다른 조종사와 비교하면 어떤가?
A.기본적으로 체력은 타고 났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재능은 부족하다. 결국 비행시간과 경험이 쌓이면 자신만의 비행철학을 가진 한 사람의 조종사가 양성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대기만성형이다.

Q.탑건의 자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격만 잘하면 되는가?
A.기본적으로 강인한 체력과 더불어 탁월한 비행기량과 지식이 필요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성실하게 군 생활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무수행을 위해서는 독불장군은 필요 없다. 다른 전투기와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고, 이들과의 팀워크는 필수다. 결국 인간관계가 좋아야 한다는 의미다.

Q.전투조종사로서 자신의 전투력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A.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북한의 최정예기인 미그-29 10대 정도는 F-15K 한 편조(2대)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 공군이 잘 훈련되어 있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미그-29가 만만하지 않은 기종이지만 적어도 내 앞에 나타나면 단숨에 격추시킬 자신과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Q.전투조종사는 유사시 전선의 최선봉에 서야 한다. 죽을 수도 있다. 두렵지 않은가?
A.사관생도 시절부터 현재의 전투대대 조종사 생활까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기회가 주어진다면 군인으로서 그만큼 영광스럽고 명예로운 일이 없다고 생각해 왔다.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유사시 최선봉에 나서서 싸워 이겨야 가족들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난 원래 겁이 없는 사람이다. 목숨 걸고 비행하는 데 마음이 약해지면 되겠는가?

Q.전투조종사로서 힘든 점은? 가족도 임무를 잘 이해하는 편인가?
A.물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비행임무와 대기 시간이 많아서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고, 아내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다. 전투조종사로서 항상 최일선에 있다 보니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등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면 아내가 너무 걱정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가족들은 항상 그런 나를 응원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큰 힘이 된다.

Q.올해 탑건으로 뽑혀 12월 6일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한국 공군의 MVP가 되었는데, 솔직한 소감은?
A.우선 이런 큰 상을 받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공군의 전투조종사들이 모두 탑건이 될 만한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두를 대표해서 수상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공군의 어떠한 곳에서 근무하더라도 공군발전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동료 조종사에게, 그리고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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