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뉴스=온라인 뉴스팀] 지난 2014년 1월 16일 강원도 정선 사북읍의 충만한 교회에 다양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머물렀다. 차가워진 바람을 피하기 위해 잔뜩 웅크린 50대 남성, 삶의 무게로 축 처진 60대 여성, 고향에 가고 싶지만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 잿빛 표정의 40대 남성까지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20여 명이 재활지원을 받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가산을 탕진한 후 고한 및 사북 지역에 장기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계절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카지노 인근 고위험지역(고한 ․ 사북지역)에는 약 800여 명의 장기체류자들이 머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들을 ‘도박중독자’라고 부른다.
카지노 객장 내의 자리매매 및 대리 베팅, 고리사채업자와 손님을 연결해주고 커미션을 받는 꽁지 등 앵벌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 카지노 장기체류자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 및 이혼을 포함한 가정문제로 인해 돌아가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장기체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장기체류자들의 기초생활 어려움은 심리적 · 정서적 박탈감을 주고,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이 지역의 특성상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베르테르효과(유명인이나 자신이 모델로 삼고 있던 사람 등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를 불러일으켜 주변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단순한 기초 생활 지원 뿐 아니라, 이들을 위한 치료재활적 접근이 시급하다.
현재 강원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실시되고 있는 기초재활지원은, 카지노 출입정지를 한 단도박자 및 카지노 출입제한지역으로 주소를 이전(카지노 출입제한지역으로 주소 이전 시 월 1회만 카지노 출입이 허용되므로 주소 이전자는 단도박 의지자로 간주할 수 있다)한 사람을 대상으로 부식, 난방용 석유, 연탄 등 월 25만 원 상당의 월동용품 등을 지원하고 개별상담 및 집단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도박문제 종합평가 및 개별상담참여’, ‘기초집단 프로그램 참여’, ‘고한 단도박 모임 참여’의 프로그램을 통해, 단도박을 결정한 대상자들의 의지를 고취하고 기초적인 생활지원과 더불어 치료적 재활과정으로의 참여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 겨울 1월부터 3월까지 진행되는 본 프로그램은 총 3차에 걸쳐 진행되고 있으며, 1차 지원에서는 도박문제 심층평가와 개인 상담 및 물질중독 · 도박중독 교육이 이루어졌고, 2차에서는 가족프로그램, 신용과 재정관리, 셀프코칭과 자기관리 및 개인 상담을 지원하고, 3차에서는 개별면담, 치유재활 연계 프로그램 및 평가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최정헌 센터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대상자들에게 단순히 생활비를 지원해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관리하는 돌봄의 체계 안으로 들어오게 함으로써 재활로 가기위한 사례발굴의 의미가 크다”고 말하면서, “재활장려 및 사회복귀 대상자를 선별하여 대상자의 욕구에 맞는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장기적으로 구체적인 치료모델 개발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원센터는 이 사업이 큰 호응을 얻음에 따라 올 봄 내에 고한사북 지역에 정선출장소를 개소할 것을 밝혔다.
[사진제공=강원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어니스트뉴스 web@honestnews.co.kr
저작권자ⓒHNN 어니스트뉴스 (www.Hones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