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뉴스, 뉴스기사검증위원회 입니다.

어니스트뉴스, 뉴스기사검증위원회(M)

사회


부제 : 사회 

[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강원지역은 지뢰로 인한 많은 피해와 고통을 겪어온 지역으로 지뢰사고로 인한 민간인 피해자의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뢰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법제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강원도에서는 지역내 민간인 지뢰피해자 실태를 정확히 파악, “특별법” 조기 제정을 위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고, 지뢰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의 문제임을 공론화 하는 등 사회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평화나눔회와 함께「강원도 민간인 지뢰피해자 전수조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1년 4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민간인 지뢰피해자에 대한 제보와 방문을 실시하여 정확한 실태를 파악한다.

 

강원도는 지난 2006년에 접경지역인 양구군 해안면과 철원군 대마리 지역에 대한 집중조사를 통해 총 54명의 지뢰 피해자를 발굴해낸 바 있으나, 한국전쟁 발발 이후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임없이 지뢰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특히 민통선을 포함한 강원지역이 사고 다발 지역이어서 강원도 전역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요구된다.

 

지뢰피해자 전수조사는 4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지뢰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및 피해 사례를 알고 있는 이들의 1차 제보를 받고 직접 방문과 전화 면담을 통한 조사로 진행된다.

 

지뢰피해자 제보는 조사기관인 평화나눔회 홈페이지(www.psakorea.org), 전화(02-363-6781), 팩스(02-312-5845), 이메일(kcbl@korea.com), 우편(120-749,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동 134 연세대 루스채플 212)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보하면 된다.

 

 

박춘영 할머니(84세)는 그날을 생각하기도 싫다고 했다.
지뢰 피해자를 만나러 왔다는 우리에게 “이런 거 해 봐야 뭐하냐”며 손사래만 쳤다.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산골까지 4시간이나 차를 몰고 왔다고 통사정한 끝에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1301899290.jpg

 

할머니는 1963년 당신이 38세 되던 해 5월, 고사리를 뜯으러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동네 뒷산에 갔다가 지뢰를 밟고 발목 아래를 절단 했다. “발을 헛딛고 길옆으로 떨어졌는데 ‘꽝’하는 소리가 나더니 나가자빠진 거야. 혼자 엎어져 울다가 ‘죽어도 사람들 보이는데서 죽어야겠다, 애들은 보고 죽어야겠다’고 골짜기에서 마을 신작로 까지 기어서 간신히 나왔어. 좀 있다 군인차가 곁에 와 서더니 부대로 데려가서 응급치료를 해 주고는 딴 집 마당에 내려주고 갔어. 춘천 도립병원에서 한 달 열이틀을 입원해서 다 헤진 다리 잘라내고 집에 온 다음에는 군인 차 얻어 타고 인제 보건소 다녔어. 먹을 게 없어서 이 다리를 하고 또 산에 고사리 하러 다녔지.”

 

지금도 생계를 위해 마을 한 편에서 구멍가게를 하고 계시는 할머니는 지뢰로 끊어져버린 발목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의족을 끼고 뺄 때마다 진물이 나서 벗기 힘들다”고 했다. 그래도 얘기를 이어나가던 할머니는 의족을 빼내더니 내복과 양말로 2~3겹을 감싼 다리를 조심스럽게 내놨다. 발갛게 부어오른 상처에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고름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지뢰는 할머니만 괴롭힌 것이 아니었다. 1995년 음력설에는 큰아들(당시 나이 40세)과 손자(당시나이 12세)는 지뢰 폭발로 숨졌다. 눈밭에서 토끼를 잡으러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의 시신은 나흘을 수색한 끝에 인근 산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다. 큰 아들이 죽기 전인 1993년에는 둘째아들(사망한 손자 아버지. 당시나이 37세)가 산에 먹을 것을 하러 갔다가 지뢰를 밟고 엄지발가락을 포함한 발등 부분을 잃었다.

 

이렇듯 가족 중 4명이 죽거나 다쳤지만 보상은 전혀 받지 못했다. 오히려 군사지역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빨갱이’ 취급당할까 무서워 말도 제대로 못했다고 한다. 마을 인근 지역에 지뢰가 많은 줄 알았지만 할머니는 “산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힘든 형편에 지천에 널린 산나물은 피할 수 없는 유혹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지뢰 때문에 망하다시피 했어. 죽지 못해 사는 거지. 나는 나라가 원망스러워. 다리가 없는데도 장애 등급 4급 밖에 안 줘서 아무 혜택도 없어.”

 

 

 

 

 

 

 


 

 

어니스트뉴스 web@honestnews.co.kr
저작권자 ⓒ HNN 어니스트뉴스 (www.Hones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원도, 민간인 지뢰피해자 전수조사 추진 file
[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강원지역은 지뢰로 인한 많은 피해와 고통을 겪어온 지역으로 지뢰사고로 인한 민간인 피해자의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뢰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법제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강원도에서는 지역내 민간인 지뢰피해자 실태를 정확히 파악, “특별법” 조기 제정을 위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고, 지뢰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의 문제임을 공론화 하는 등 사회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평화나눔회와 함께「강원도 민간인 지뢰피해자 전수조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1년 4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민간인 지뢰피해자에 대한 제보와 방문을...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