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뉴스=온라인 뉴스팀] “가진 것이 많아 행복한 게 아니라, 나눌 수 있는 게 있어 행복합니다. 생각에만 머물렀던 기부를 군 입대 후 실천하게 됐고, 이를 통해 ‘목표를 향한 삶’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등 오히려 제가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나누는 기쁨을 계속해서 키워가고 싶습니다”
해외파병 간 봉급의 일부를 모아 파병복귀 후 국제구호단체에 기부한 병사의 소감이다.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 37사단 정비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김승훈(22세) 병장. 지난 2012년 8월에 입대 한 김 병장은 지난해 7월부터 올 2월까지 레바논 평화유지군 동명부대에서 운전특기병으로 복무하였다.
파병 기간 중 김 병장은 임무를 마치고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적게는 5㎞에서 10㎞ 정도씩 매일 달리기를 하며 체력을 다졌다. 체력단련에 열심인 것은 여느 장병들과 다르지 않지만 김 병장에게 있어 ‘달리기’는 조금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당 일정한 금액을 기부하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된 김 병장은 이에 힌트를 얻어 ‘1㎞를 달릴 때마다 1달러씩 적립해 기부하겠다’고 자기 자신과 약속했던 것.
자신과 한 약속은 곧 꾸준하고 열정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힘이 됐다. 이후 여건이 될 때마다 일과 이후 매일 달리기를 거르지 않았고, 그 결과 6개월의 파병 기간 동안 부대 안에서 달린 거리는 1024㎞에 달했다.
김 병장은 달린 거리를 환산해 모두 1,000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레바논에서의 경험은 자연스럽게 UN 기구인 유엔난민기구(UNHCR)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김 병장은 “짧은 파병 기간이었지만 내전 속 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라며 UNHCR에 기부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파병 복귀 후 김 병장은 기부 방법을 직접 확인했고, 난민기구가 국내 은행에 개설한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으로 기부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은 후 21일 갖고 있던 1,000달러를 송금했다.
이번 기부처럼 달리는 거리에 비례해 금액을 적립하는 기부활동은 군 생활 동안은 물론 전역 후에도 계속 해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김승훈 병장의 나눔 실천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병장은 지난해 1월부터 봉급에서 매달 일정 금액(15,000원)을 구호단체에 정기후원하고 있다.
고교 시절인 2008년 우연히 방문한 보육원에서 만난 학생과 함께 운동을 하고 학습지도도 해주며 6년째 돈독히 정을 나누는 등 기부와 봉사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 왔다.
김승훈 병장은 군 복무와 해외파병을 계기로 평소 갖고 있던 기부에 대한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게 되었다. 김 병장은 “군 복무, 그리고 파병은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자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조금씩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 좀 더 나누는 기쁨을 누릴 수 있고, 또 작지만 기부를 통해 스스로의 부족함을 더 채워나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며 기부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오는 5월 전역을 앞두고 있는 김승훈 병장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레바논을 찾아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보고 싶은 포부를 갖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평화와 사랑을 상징하며 레바논 최대의 스포츠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여느 장병들처럼 건강하게 심신을 다지며 동시에 다른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베푸는 김승훈 병장의 꿈과 희망이 더욱 든든하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 간 1㎞ 달릴 때마다 1달러씩 적립하여 파병 복귀 후인 지난 21일,
1천달러를 UNHCR에 기부한 육군37사단 김승훈 병장[사진제공=대한민국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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