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May-12
인간극장, 세 스님과 홍인이네 그 후…2013.05.12 10:25:16
봄이 오면 세 스님들의 하루도 더 분주해 진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된장 불사부터 각종 산나물 채취까지, 용맹정진할 일이 태산이지만 그런 세 스님들이 보기만 해도 피곤을 잊는 이가 있으니, 바로 여섯 살의 절집 아이, 홍인이.
처사 김주현(42)씨와 베트남에서 날아온 양지수(27)씨 사이의 아들이다.
도림사 식구들의 이 특별한 인연은, 어디서부터였을까?
중학교 사제지간이었던 자용스님과 탄공스님의 만남, 재주 많은 법연스님을 상좌로 데려오며 세 스님의 인연은 시작됐다.
그 후 법연스님의 속가 오빠인 주현씨가 절의 처사를 자청했고, 노총각이었던 그를 위해 세 스님은 베트남까지 날아가 중매쟁이 노릇을 했다.
그렇게 실타래처럼 엮인 세 스님과 홍인이네 가족...
또다시 함께, 봄을 맞았다.
제작진에 따르면 작년 인간극장 방영 당시 서툰 한국말로 아들 홍인이 훈육에 쩔쩔매던 베트남 엄마, 지수씨가 1년 만에 확~달라졌다.
아픈 홍인이의 진찰도 스님들이나 주현씨 도움 없이 해결하더니, 아빠에게 혼나고 기죽은 홍인이를 따뜻하게 어르는 ‘어머니’ 가 되었다.
이젠 주지스님의 사찰음식 강의에서 척척, 조교 노릇도 해내고 방송 이후 들어온 새 식구-‘곶감 초콜릿’ 수출을 위해 영입한 석진씨와 민희씨에게 사찰 생활 선배 역할까지 하는 중이다.
1년 사이의 큰 변화가 또 있다.
된장 창고 한켠에 있던 홍인이네 집이 새로 지은 사찰 건물에 마련된 것.
알뜰살뜰 모은 월급과 고마운 인연들의 도움으로 하나 둘, 채워져 가는 세간을 보며 한껏 설레는 지수씨.
새 보금자리에서 또 어떤 부처님의 자비와 특별한 인연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살랑대는 봄바람 따라 지수씨 마음도, 설레기 시작했다. 세 스님이 지수씨의 4박 5일 친정 나들이를 계획한 것.
친정어머니가 반하셨다는 아이템, 파리채 공수!
전자제품이며 이것저것 두둑이 선물을 준비하며 세 스님의 마음도 흐뭇하게 채워져 간다.
결혼 후 6년 만에 방문하는 고향, 베트남...행복해 하는 아내의 모습에, 주현씨도 덩달아 어깨가 펴진다.
나고 자란 땅에 오니 기세 등등, 왕년의 실력으로 갯벌에서 게 잡이 시범을 보이고, 어딜 가든 술술~ 스님들의 통역사가 되어주는 능력자 지수씨.
난생 처음 엄마의 나라를 경험하는 홍인이도 제법 신이 났는데...매 끼니 고기가 올라오는 베트남식 만찬이지만, 늘 두부며 나물을 살뜰히 챙겨주는 배려에 세 스님도 힘이 난다.
도림사의 장관은 일렬로 늘어선 수백 개의 장항아리다.
직접 장 가르기부터 메주 띄우기까지, 봄이면 이렇게 새벽부터 장을 만들고, 겨울엔 시래기를 말려가며 세 스님들이 불철주야 불사 중인 것엔, 남다른 이유가 있다.
고려 때 지어진 천년고찰 도림사.
불타버린 대웅전에 부처님 모실 법당 하나 변변치 않았다.
박물관에 계신 부처님을 다시 제 자리에 모셔 오리라-
그 마음 하나로 뭉친 세 스님, 스님들이 된장 장사한다며 손가락질 받아도 쉴 새 없이 불사를 해왔다.
그렇게 10년- 드디어 이루게 된 대웅전 불사의 꿈...대웅전 서까래 작업이 한창인 목재소를 찾은 세 스님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데...
실타래처럼 엮인 인연의 바다, 도림사, 장이 익어가듯, 그들의 남다른 인연도 무르익는다.
된장이 제대로 익으려면 충분한 숙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날이 갈수록 그 향기와 맛이 더해지듯 오늘보다 내일 더 무르익을, 도림사의 특별한 인연들...
도림사, 그 산사엔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인연을 만든 세스님과 홍인이네가 살고 있다.
어니스트뉴스 web@honestnews.co.kr
저작권자ⓒHNN 어니스트뉴스 (www.Hones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어니스트뉴스 뉴스기사검증위원회 대표 손시훈 기자의 최신 뉴스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