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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정선장터에 수상한 장이 벌어졌다.
바로 시를 팔러 시인들이 장터 한 가운데에 난장을 벌인 것!
<여름 특집-낭독, 길을 나서다> 제 3편 ‘정선 장날, 낭독을 팔다’ 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큰 민속장이 열리는 강원도 정선 5일장에서 ‘낭독’을 팔러 길을 나선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고향 장거리 길로/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국수가 먹고 싶다.
따뜻한 정을 팔고 두 손 가득 향기로운 사람의 마음을 사가는 정선장.

 

떠들썩한 장터 사람들 속에서 첫 번째로 낭독을 판 시인은 연어가 돌아오는 남대천의 물살처럼 가슴 저미는 풍광을 가진 이상국 시인. 장터에서 물건을 팔고 뒷모습 허전하게 돌아오는 이들과 국수 한 그릇을 먹고 싶다고 고백하는 시인의 마음이 소박하게 전해온다.

 

길 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시를 함께 나누기 위해 정선장을 찾은 시인들.
이건청 시인은 사북의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시 <풍경>을 나지막이 들려주었고, 정선장을 찾아 먼 길을 찾은 문정희 시인과 문태준 시인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와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으로 장터를 찾은 사람들의 가슴에 시를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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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회 여름특집 '낭독, 길을 나서다' 제 3편 '정선 장날, 낭독을 팔다' 자료제공=KBS 

 

아라리의 고장, 정선. 60년 만에 재현된 전통 나룻배 위에서 김남기 정선 아리랑 기능 보유자가 들려준 정선 아리랑 영상은 정선 사람들의 굽이쳐 흘러 온 삶이 담긴 소리로 정선의 풍광이 되기에 충분했다.

정선 장터에서 낭독을 판다는 소식을 듣고 기꺼이 한달음에 달려와 준 연극배우 이영란은 정선에만 오면 시가 봇물처럼 터진다는 문인수 시인의 <정선>이라는 시를 낭독하며 정선에 대한 아스라한 정경을 나누었고, 정선이 세상에 내놓은 박정대 시인과 안현미 시인은 어릴 적 정선에 대한 추억을 나누며 <아무르 강가에서>와 <불혹, 블랙홀> 시를 들려주었다.

 

시 뿐만 아니라 아리랑을 록 음악에 접목시킨 정선 출신 고구려 밴드의 <아우라지 뱃사공> 은 정선 장터를 찾은 이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자칫 어둠에 묻혀버리기 쉬운 별, 맑은 공기로 닦아주고 깨끗한 바람으로 씻어주어야 어둠에서 빛이 난다.

 
한 때 단일 탄광으로는 동양 최대의 규모를 자랑했던 사북 동원 탄좌.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3-40년 전만해도 이곳은 철로도, 지붕도, 물도, 하늘로 온통 검었던 탄광마을이었다. 광부들의 땀과 희생, 삶을 향한 치열한 곡괭이 소리가 가득했던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 그 아이들의 마음에 묻은 검은 탄재를 씻어주고 푸른 꿈을 심어주면서 시를 썼던 시인이자 선생님이 있다. 바로 고 임길택 시인이다.

 

처음 사북으로 이사 오던 날/나는 검정 나라에 온/기분이었어요.

물도 시커멓고/지붕도/건물도/아니, 아저씨들의 얼굴도.

처음 사북에 이사 오던 날/나는 그만 /빙그레 웃어 버렸죠.

 

살아생전 제자들이 쓴 동시를 모아 동시집을 엮은 임길택 시인. 그 당시 동시를 썼던 임길택 시인의 제자들과 현재 사북초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들이 동시와 노래로 만든 시를 사북 초등학교 교실과 탄광이 있었던 현장에서 함께 낭독하며 사북에 담긴 시간과 그곳에 함께 했던 사람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마지막 무대는 사람의 가슴과 가슴을 관통하는 아름다운 시어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김남조 시인의 무대. 몸이 불편한 고령의 나이에도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길 위에 선 김남조 시인은 여전히 시를 닮은 모습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들려주었다.

 

시를 파는 시인도, 시를 사가는 사람들도 조금은 낯설고 어색한 모습이지만 장터에서 시와 함께하면서 낯설고도 행복한 경험을 한 시간이었다.

 

정선 아우라지와 아리랑... 그리고 희로애락을 사고파는 정선 5일장...
오랫동안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강원도 정선장터에서 함께 한 낭독회.


316회 여름특집 ‘낭독, 길을 나서다’ 제 3편 ’정선 장날, 낭독을 팔다’ 편은 8월 16일(월) 밤 12시 35분부터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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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의 고장 '정선 장날, 낭독을 팔다' file
[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정선장터에 수상한 장이 벌어졌다. 바로 시를 팔러 시인들이 장터 한 가운데에 난장을 벌인 것! <여름 특집-낭독, 길을 나서다> 제 3편 ‘정선 장날, 낭독을 팔다’ 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큰 민속장이 열리는 강원도 정선 5일장에서 ‘낭독’을 팔러 길을 나선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고향 장거리 길로/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국수가 먹고 싶다. 따뜻한 정을 팔고 두 손 가득 향기로운 사람의 마음을 사가는 정선장. 떠들썩한 장터 사람들 속에서 첫 번째로 낭독을 판 시인은 연어가 돌아오는 남대천의 물살처럼 가슴 저미는 풍광을 가진 이상국 시인. 장터에서 물건을 팔고 뒷모습 허전하게 돌아오는 이들과 국수 한 그릇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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