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MBC PD 수첩이 군(軍) 내부의 의문사를 다룬 ‘내 아들은 자살하지 않았다’ 편을 방송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여전히 軍 내에서는 의문의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도 23구의 시신이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차디찬 군 병원 냉동고에 안치되어 있고, 군부대 봉안소의 유골 146구도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군에서는 5일에 1명꼴로 자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병사들의 사망 요인을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며 외면하고 있는 국가를 상대로 아들의 명예회복과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유가족들의 청원이 계속되고 있고, 죽음을 둘러싼 공방은 끊이지 않는다.
군 의문사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 군 수사에 대한 신뢰 회복과 군 복무 중 사망자의 예우개선 방안은 무엇일지 PD 수첩이 고민해본다.
[사진제공=MBC]
▶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 아버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허원근 일병의 죽음이 ‘자살인가 타살인가’에 대한 판정이 또 다시 뒤집혔다. 지난 22일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결과를 깬 ‘자살‘ 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의 결과가 번복된 것만 다섯 번째. 허 일병의 사망을 둘러싼 논란은 29년째 계속되고 있다.
부대 위병소 15m 앞까지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복귀하던 채희상 일병. 하지만 웃으며 헤어진 아들은 다음날 새벽 아무런 연고도 없는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채 일병 몸에 난 의문의 상처들과 위병일지에서 지워진 한 줄의 기록, 그날 밤 새벽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채 일병 사망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를 PD 수첩이 취재했다.
▶ 자살인가, 타살인가? 의문을 남기는 군 사망사고 수사
‘불우한 가정환경을 비관, 자살한 아버지를 따라서 자살했다’. 군 헌병대가 발표한 故김종관 이병의 사망 원인이다. 그러나 그가 유서를 통해 호소한 것은 내무반에서 겪은 신체적, 정신적 폭력의 고통이었다. 부실한 군 수사는 고인이 된 부친의 사인을 교통사고에서 자살로 왜곡하는 데 이르렀다. 무엇보다 자살 원인조차 개인적 문제로 떠넘기려는 군 당국의 태도는 유가족에게 또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故김훈 중위의 의문의 죽음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스스로 총을 쏘았다면 반드시 남아야 할 화약흔. 그러나 김훈 중위의 손에서는 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군 수사 당국은 김 중위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입장만 십여 년째 고수하고 있다. 단 한 번도 철회된 바가 없는 국방부의 군 의문사 사건 수사 결론. 불신 받는 현재의 수사 방식에는 투명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PD 수첩이 군 수사 체계의 폐쇄적이고 경직된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다.
▶ 남겨진 가족들, 아들의 명예를 위해 싸우다
지난 30일. 국회 도서관에서 커다란 움직임이 일었다. ‘유가족 통합 출범식’이 열린 것이다. ‘국가’와 ‘군’을 상대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군 자해사망자에 대한 국가유공자 예우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한데 모여 더욱 커다란 외침이 되었다. 유가족 협회의 통합은 유가족의 한을 풀어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군대 내부 기관이 주도하는 군내 사망사고 수사는 객관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합리적인 초동수사와 검시 제도의 확립이 요구되는 가운데, PD 수첩은 수차례 요청 끝에 국방부를 찾아가 당국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다. 더 이상 군 의문사 문제로 고통 받는 유가족이 없도록 하기 위해 국가가 행해야 할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지 PD 수첩이 그 해법을 구한다.
군대 내 의문사 문제를 다룬 PD 수첩 ‘내 아들은 자살하지 않았다’ 편은 오는 9월 3일(화) 밤 11시 2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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