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4대 참모총장 이임사> 지금 이 순간에도 전·후방 각급부대에서, 이역만리 해외 파병부대에서 임무완수에 진력하고 있는 장병 및 군무원, 예비군 여러분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냅니다.
존경하는 국방부 장관님, 역대 참모총장님을 비롯한 내외귀빈, 그리고 사랑하는 육군 장병과 군무원, 예비군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참모총장직을 마치고 ‘명예롭게 걸어왔던 정든 군문’을 떠납니다.
일평생 국가를 위한 ‘헌신과 봉사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가슴 뛰게 하는 그 이름 ‘조국 대한민국’, 이 땅을 피로 지켜낸 ‘순국선열’, 내 뼈와 살이요, 영혼이 되어버린 ‘육군’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육군참모총장의 중책을 믿고 맡겨주신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님’의 따뜻한 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비정상을 정상화’하시어 이 나라를 개조하시는 그 거룩한 소망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군 생활 내내 멘토역을 해주신 ‘한민구 국방부 장관님’, 충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비록 어려운 출발이시지만, ‘통섭의 리더십’으로 ‘국방을 한 차원 격상’시키시리라 믿습니다.
육군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역대 총장님, 내외귀빈 여러분과 생도 시절부터 ‘군인’정신을 심어주신 일생의 스승, ‘용영일 장군님’, 훈육으로 ‘정의감과 사생관’을 잡아주신 ‘홍한수 장군님’, ‘김충배 장군님’의 깊은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1974년 겨울, ‘화랑대의 큰 북소리’가 들립니다. 어색한 발맞춤도 보입니다. 밤ㆍ낮 구분 없이 오직 ‘하급생 지도’에 몰입하는 상급생도들이 분주한 모습으로 지나갑니다. 태극기가 군악연주에 펄럭이며 벅차게 치솟는 ‘조국애’가 뜨겁게 ‘가슴의 박동’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높고 아름답고 깨끗하게 그리고 진하게’를 중얼거리며 ‘신념화’하는 어린생도도 보입니다.
‘5만 촉광’의 소위 계급장이 아름답게 빛납니다.
땀 흘리며 같이 슬퍼하고 기뻐하던 부대의 어머니인 ‘주임원사’, ‘부사관들’이 하나, 둘씩 떠오릅니다.
전입초기 굳어버린 이등병 표정과 ‘의젓한 병장의 모습’으로 전역하는 병사들의 ‘만족스러운 미소’가 헤아릴 수 없이 스쳐갑니다. 가슴 찡한 감동입니다.
불빛 없는 전방 비포장 신작로에서 ‘육군가’, ‘비목’, ‘전선야곡’을 메들리로 불러재끼던 중위, 대위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행군의 아침’, 군가에 몸을 맡기며 벗은 웃통 가슴을 자긍심으로 내민 ‘대한 아들들의 구보대열’, 차가운 아침기운에 내뿜는 그 하얀 입김과 왼발 발맞춤 소리가 힘차게 들립니다.
군의 문제가 무엇이냐, 우리가 이정도로는 안 된다. 아니야,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며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큰 목청을 돋우는 ‘동료들의 목소리’가 메아리 됩니다.
다리를 절뚝이는 행군으로 지친 병사의 어깨를 토닥이며 ‘파이팅’을 외칩니다.
유격체조로 진흙탕이 된 얼굴, 땀 내음과 고통의 찡그림과 그래도 웃음 잃지 않는 구릿빛 병사들의 함성이 이 계곡 저 계곡을 꽉 채웁니다.
병영의 나팔수가 보입니다. 기상나팔소리로 덜 깬 잠에서 새벽의 그 오싹함을 느끼며 점호로 ‘하루를 시작’하고, 취침나팔소리의 평온함이 ‘하루의 끝’을 위로합니다.
한없는 긴 행군대열에서 군장의 무게감이 ‘피곤’으로 다가옵니다. 10분간 휴식의 한숨과 물집 잡힌 발가락을 부여잡고 서로 ‘씨익’하고 웃어봅니다. 아! 그 짧은 휴식이 그토록 꿀맛이어서 행복해 합니다.
아이들이 논밭 길을 가로지르며 뛰어옵니다. 메뚜기도 덩달아 날아다닙니다. ‘군인의 아들, 딸’은 그 속에서 자연의 이치를 배워갑니다.
이사 오고 가는 집, 화들짝거림 속에 첫 만남의 겸연쩍음과 헤어짐으로 눈물짓는 ‘군인 아낙네들의 모습’이 왠지 처량해 보입니다.
‘화이팅’을 외치는 선배님과 후배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무궁화 대한의 육군 장병 여러분!
육군은 이렇게 조국산천을 누비며 ‘보무도 당당히’ 걸어왔습니다. ‘최고의 도덕’을 지향했기에 ‘당당’했습니다.
‘전투원’이요 ‘전술, 전략가’이길 원했기에 쉼 없이 갈고 닦았습니다. 현재로는 안 된다 생각하여 ‘기존의 틀’을 깨고, 바꾸기 위해 스스로에게 ‘혹독한 채찍’을 가했습니다.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하기보다는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하리오’라고 인내하고, ‘우리 몫’이라 했습니다.
빈번한 이동의 어색함도 새로운 만남의 설렘으로 감당했습니다.
어디를 가나 ‘쓸 만한 군인’이라 불리우고 싶었고 그런 수많은 군인들을 만나 ‘열정’을 태웠습니다.
그 이름도 용감한, 대한육군 장병 여러분!
돌이켜보면, 지난 41여 년 간의 군 생활은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결연한 의지를 마음 속 깊이 새기면서 ‘사심 없이’ 이를 실천하려 애쓴 나날들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1년여 기간은 ‘기본이 바로선 육군, 그래서 강한육군, 그래서 좋은 육군’을 건설하기 위해 함께 땀 흘리고 고뇌했던 참으로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싸워 이기는 ‘군의 본질’에 집중하고 ‘군 기본가치와 기초’를 세워야 한다고 모두 함께 했습니다.
‘군 최고의 가치’는 ‘책임’이라 정의하고 언제나 책임질 준비를 하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각종 군대의식을 통해 ‘무인기질’을 찾고자 잃어버린 ‘육군가’, ‘군가 소리’를 병영에 채우고 애국가 4절의 ‘나라 사랑하세’를 외쳤습니다.
‘전승(戰勝)의 능력과 태세’를 구비하기 위한 ‘대대급 완전성 보장’, ‘분배원칙의 역발상’, ‘작계와 전투거점 중심의 체계로 전환’, ‘상황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이 중요하다고 깨우치며 ‘주동적으로 생각’하는 장병 양성교육체계 개선, ‘업무 단순화’와 ‘일과시작시간 조정’으로 얻은 ‘여유’를 전투준비, 교육훈련 몰입 여건 조성과 개개인의 삶의 질에 투자하여 ‘존중과 배려의 새로운 문화 형성’을 기대했습니다.
‘실용적’이고 자긍심 넘치는 복제 개선 추구, 불필요한 형식적 구호 제거, ‘본질을 꿰뚫는’ 아키텍처와 ‘데이터베이스 중심’의 업무 등 그 동안 ‘꿈꿔왔던 육군의 모습’을 만들어나가는 하루하루가 가슴 벅찬 나날들이었습니다.
참모총장의 의도와 방향에 공감하고 행동으로 따라 준 황인무 전 차장, 김유근 참모차장 등 육군본부 요원들 수고 많았습니다.
모종화 장군, 이순진 장군, 양종수 장군, 김종배 장군, 전인범 장군, 김용현 장군, 정항래 장군, 김철수 장군, 원홍규 장군, 함께 구현해주어 고맙습니다.
휘하의 모든 장병들의 지지와 성원,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백두산 정기 타고 자라난, 육군 장병 여러분!
우리 육군은 ‘건강하고 안전한 병영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인식했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와 국민은 ‘더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에 다시 주목해야겠습니다.
‘폐쇄’라는 국민의 인식을 ‘개방’으로 바꾸어주어야 합니다. 국민과 함께 하지 못하는 군대는 승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되새겨야 합니다.
우리 육군은 이 어려움을 통하여 연단되어져 ‘더욱 강하고 좋은 육군’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주저 없이 제가 이 일을 감사함으로 감당하려 합니다.
‘정직으로부터 정의가 나온다’라는 ‘믿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정직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잠시의 혼돈은 진실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앞으로 앞으로 용진하는, 대한육군 장병들!
‘승리하는 군대의 존재’를 위해 우리의 ‘병영문화 재창출의 노력’이 육군 역사의 ‘큰 획’이 되도록 박차를 가해야겠습니다.
오늘 이 시각 현재 대한민국 육군 병영에서 근무하는 모든 장병들, 그리고 군에 입영할 모든 젊은이들에게, “첫째, 생명의 존귀함을 인식하라, 둘째,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라, 셋째, 순화된 언어를 사용하라”를 제44대 육군참모총장은 엄중한 마지막 명령으로 남깁니다.
‘육군의 유구한 역사’는 묵묵히 이어져 나아갈 것입니다. ‘한 치의 흔들림’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국통일의 선봉’에 반드시 설 것입니다.
’74년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의 좋은 친구, ‘김요환 장군’이 본인이 못 다한 일을 ‘더 희생적으로’ ‘더 완전하게’, ‘더 강하게’ 해나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조국의 방패, 육군 장병 여러분!
이제 저는 군문을 떠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제 삶의 전부였던 ‘육군’을 위해 ‘항상 기도’하면서 여러분 곁에 있기를 원합니다.
이 여정을 함께 해준 동고동락 했던 ‘육사 34기 동기생들’, ‘소꿉동무 학교친구들’, 어린 시절부터 저를 지켜봐 주신 ‘친지들’, 늘 큰 힘이었습니다.
항상 미소와 당당함으로 자기역할을 다 해온 ‘나의 조그마한 자유, 아내 신현희’ 꿋꿋이 커 온 ‘아들 혁준’이 ‘딸 민정, 사위 준철’, ‘지후, 서후, 도후’ 손자 품으로 진정 돌아가렵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기에 행복했습니다.
오늘 행사를 주관해 주신 존경하는 한민구 장관님과 내외귀빈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은혜의 자리가 되도록 빛내주시고 군 생활 내내 함께 동행해주신 ‘축복의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올립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대한민국 육군’에 승리와 영광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대한육군 만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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